전교조, 다시 법 안으로 돌아오나

법외노조 판결 후 통보처분 정지까지

 

 

  지난 1116서울고등법원 제10행정부는 교원의 단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정지시키고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지난 6, 헌법재판소는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합헌 판결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판결을 파기, 환송시켰다. 이번 서울고법의 효력 정지 판결에 따라 전교조는 임시법내노조 권한을 유지하게 됐다.

  법외노조란 노동조합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조합을 말한다. 법외노조가 되면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박탈당하며,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2013619, 전교조는 서울고법의 법외노조 판결을 받았다. 1996년 경제개발기구(OECD) 가입 추진과 함께 정식노조가 된 후15년 만이다. 이에 교직계는 물론 국제노동사회까지 나서 비판하고 있다. 같은 해 10, 국제노동기구(ILO)는 박근혜 정부에게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네 번째 개입이다. 같은 해 11,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 회장과 사무총장이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해결을 위해 방한했다.  

 

  ‘국제노동기준 위 한국교원노조법

  교원노조법은 제2조에서 교원의 정의를 교원이란 초중등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원을 말하며, 해고된 사람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 교원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01310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해직 교원 9명을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법외노조를 통보했다. 같은 해 11월 전교조는 이에 불복하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작년 9월 전교조는 법외노조 근거조항인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올해 5, 헌법재판소는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판결문을 통해 교원노조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직 교원에게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헌법에 부합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116일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를 통해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해직자이든 아니든 조합원의 자격은 조합이 자주적으로 결정하게 되어있다라며 법외노조 판결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쳤다.

  OECDILO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중단의 권고이유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제노동기준 제87호를 보면 교원노조법 제2조와 상충되는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ILO는 박근혜 정부에게 세 차례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했고, EI한국에 특별노동감시국 지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2013102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전교조 설립취소 시한을 하루 앞두고 긴급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헌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국가의 과도한 개입으로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큰 시행령을 삭제하라는 권고와 함께, 전교조가 법외노조에 이른 상황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노조 사무실, 재정 모두 빼앗겨

  전교조는 법외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조합으로써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전교조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던 사무실을 빼앗겼다. 학생을 가르치지 않고 전교조 전임자로 근무하는 교사들은 모두 학교로 복귀해야 했다. 조합원 탈퇴, 신입 조합원 가입 등 기본적인 활동 또한 제약을 받았다. 인천지부 소속의 초등교사 옥지연씨는 전교조에 소속되어있다는 이유로, 교직에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실제로 전교조는 법외노조 판결 이후 단체협약 체결권이 없기 때문에,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쓰지 못한다. 하지만 조직은 강제 해체되지는 않는다. 교육부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선언을 한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게 징계를 요청한 것 또한 이점에서 문제가 됐다. 전교조이기 때문에 내리는 징계인지, 교과서 국정화 반대의 목소리를 막으려는 징계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은 부분은 재정 문제다. 91일 인천시교육청은 전교조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된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 보조금 지원 등에 관한 조례제정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전교조를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조례로 수정한 뒤 의결했다. 이로써 인천시는 전국시도의회 가운데 처음으로 전교조 지원을 봉쇄한 시의회가 됐다. 이후 경기도, 제주도, 충청북도 등 다른 시의회까지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교조는 지난 1116일 법내노조로 돌아왔다. 하지만 조합원 교사들은 마음 놓고 기뻐할 수 없다고 입 모아 말한다. 고용노동부가 재항고심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 다시 전국교직원법외노동조합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천지부 소속인 사립고 교사 A씨는 기득권 세력들은 전교조를 자신들의 권력 유지, 확대하는 데에 있어 걸림돌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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