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책, CCTV정답 같은 오답

CCTV
는 사후대응자료, 인권침해근본 대책 필요

 

 

  지난 1월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어린이집에서 반찬을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 아이를 폭행한 어린이집 교사가 구속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 이후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고, 어린이집 아동학대의 예방 및 처벌을 강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지난 518일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919,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모든 어린이집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모든 어린이집은 60일 이상의 저장 용량을 갖춘 CCTV를 어린이집 내에 설치해야 한다. 또한 법안 초기 단계에서는 CCTV 설치비를 어린이집에서 전액 부담했지만, 이후 국가 및 지자체에서 각각 40%씩 지원하게 되면서 어린이집의 부담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CTV 의무화 법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CCTV는 사후대응자료, 예산에 부담
  지난 12일 고양시 햇빛아이어린이집의 박선아 보육교사는 “CCTV는 아동학대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부모들이 안심하는 정도로써의 도움만 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꿈꾸는 어린이집의 경우, 원생 52명의 학부모 모두 CCTV는 아동학대 예방의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불신과 감시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어린이집 내 CCTV 설치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CCTV는 아동학대 현장 증거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인 해결수단이라기보다 사건에 대한 사후대응 자료로써 사용된다. 지난 1월 인천, 10월 평택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모두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에서 발생했다.
  이에 대해 지난 9일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조남경 교수는 "CCTV와 같은 감시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서로의 불신에 근거하는 접근법일 뿐"이라며 "어린이집 CCTV 의무화는 아동학대 예방에 매우 제한적인 효과만 가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CCTV의 예산 문제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보건복지부의 추경 예산안에 2722,800만원이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위해 배정됐다. 정부에서 지원한다고 얘기했던 보조금 80%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보조금의 40%는 국가에서, 나머지 40%는 지자체에서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어린이집의 경우 CCTV 설치비용의 20%도 버거운 상황이다. 충북 지자체의 경우, CCTV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에 추가로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책연구소 소장은 법안을 만든 취지가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안전한 어린이집을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예산을 예상보다 적게 책정하면서 어린이집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육교사, ‘감시아닌 감사의 대상

  보육교사 전문성 높이고, 사회적 인정 필요

  보육교사와 원생들에 대한 인권 문제 역시 언급되고 있다. 보육과 휴식이 모두 이루어지는 공간에 CCTV가 설치되어, 보육 시간 이외의 사생활도 여과 없이 녹화되기 때문이다.
  경기 부평구에 위치한 새하은어린이집 김경화 원장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의 보육현장을 볼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행동자유권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인권이 침해되는 보육교사를 양산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 원장은 CCTV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의 학대를 찾아내기에 한계가 있다. 이보다 보육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먼저이며, 이를 통해 보육교사는 감시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받아야할 대상임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보육교사 자격은 1급부터 3급으로 나뉜다. 이 중 2급은 온라인 교육기관에서 일정 학점을 이수하고, 한 달간의 실습만 마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서대문구에 위치한 왕자와공주어린이집의 정영숙 보육교사는 비교적 다른 교사자격증에 비해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이 더 쉽기 때문에 보육교사 자질 논란이 일어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에서는 지난 7, 온라인 교육기관의 대면 교육 및 실습·승급과정을 늘려야 하며 인·적성 측정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시행령에 따라, 오는 1218일까지 모든 어린이집은 보육실·공동놀이실·놀이터·식당·강당에 각각 CCTV 1대 이상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며 2018년부터 보육교사 자격에 대한 국가시험제도를 도입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프라인 대면수업 8시간이 추가되고, 실습시간이 160시간에서 240시간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어린이집 내 CCTV 설치와 관련된 논란들이 잦아들고,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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